교육학과와 나
- 작성자 곽경남 (2015 입학)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3037
한글자 두글자 지우고 쓰기를 반복한다. 밥을 먹을지 면을 먹을지 생각을 곱씹어본다. 하루를 살아가면서도 수많은 고민과 선택을 하는 내가, 특히나 신중하고 우유부단한 내가, 상명대 교육학과를 선택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불현듯 선택을 하고 졸업을 하고 일을 하고 있다.
모든 선택에는 후회가 남는다. 단숨에 결정한 선택이든 수 밤을 지새우며 했던 결정이든 선택하지 못한 옵션에 대해 미련이 없을 수는 없다. ‘교육학과에 오지 않았다면’ 이라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도 많다. 어떠한 길을 갔던지 나는 비슷한 일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 다만 비슷한 결과일지라도 오는 길이 달랐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다른 곳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했을 감사한 추억과 삶을 걸어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학과와 나는 누구 보다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갔다. 눈에 넣으면 아프긴 할 것 같지만 그래도 소중하고 귀여웠던 동기들. 들어온 후배가 형인데도 먼저 다가와 형이라고 인사하며 반겨주었던 선배들. 밥 한번 제대로 사준 적 없지만 그래도 부담 없이 물어봐주고 인사해줬던 후배들. 생각하고 직접 부딪혀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던 소중한 교수님들까지. 내가 다른 길을 걸었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소중한 인연들을 맺었고 맺어가고 있다. 교육학과는 그렇게 내게 바라 볼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인연을 이어주었다.
교육학과와 나는 누구 보다 많은 경험을 만들어 갔다. 주어진 길을 달려가는데 익숙했던 내가 , 길을 만드는 경험을 했다. 정해진 답이 없는 공부, 많은 생각을 해야 했던 과제들이 나를 주체적으로 변하게 했다. 어떻게 하면 더 알아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다른 길로 갈 수 있을까? 매일 고민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교육학과는 기술을 익히는 공부(工夫) 보다는 공을 들여 나아가는 공부(功赴)를 내게 경험하게 해주었고, 생각하게 해주었다.
‘고향’이라는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언제든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음에. 기억 속 그 시절로 돌아가더라도 언제나 편안히 나를 감싸 줄 것임을 알기에. 교육학과는 내게 그런 감각을 떠올리게 해주는 단어이다. 다시 그때로 돌아 갈 수는 없지만 그 속에서 얻은 값진 추억을 토대로 앞으로도 열심히 나아갈 것이다. 매말라 있는 내게, 아낌없는 물을 주어 싹 틔어준 교육학과 그리고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살아간다. 제대로 된 감사인사를 하지 못해 죄송했던 마음들이 이 글에 조금이나마 간절히 녹아있기를 바라며, 교육학과의 40주년을 진심을 담아 축하하고 싶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먼 미래에도, 교육학과를 만날 수 있음에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상명대학교 교육학과의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