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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제 7 호 퍼스널 OO, 관심 있으세요?

  • 작성일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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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972
이선민

퍼스널 OO, 관심 있으세요?

이선민 정기자

 

  패션이나 뷰티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퍼스널 OO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거다. OO는 무엇일까? 빈칸에는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다. 우리가 아는 퍼스널 컬러, 퍼스널 골격, 퍼스널 헤어…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건 아무래도 퍼스널 컬러다.

  우리가 퍼스널-에 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건가를 생각해 보면 이유는 간단하다. 유행에 흘러가기보다 나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개성을 찾고 싶어 하는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내게 꼭 맞는 것을 선택하고 싶다는 목적 때문일 것이다. 솔직히 같은 화장품이라도 어울리는 사람이 다르고, 남에겐 별로인데 나한테는 잘 어울릴 수도 있지 않은가. 물론 유행을 따라가면 크게 고민하지 않고도 패션 아이템을 소비할 수 있다. 대신 길가에서 나와 똑같은 옷, 가방, 신발 등을 신은 사람들을 정말 눈에 띄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요즘 유행하는 신발이라 구매해서 신고 나갔더니, 거짓말 조금 보태서 똑같은 신발을 신은 사람을 하루에 10명도 더 보고 민망했던 경험이 있다.

  ‘퍼스널’은 남들과 똑같은 모습이 아닌 나에게 어울리는 것을 찾기 위한 사람들에게 유용한 하나의 자기 개발 수단으로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3년 한 업체의 뉴스 기사를 보면 “실제로 패션·뷰티 제품을 구매할 때 퍼스널 컬러를 고려한다는 소비자 비율을 보면 한국 54.4%, 미국 59.6%, 일본 54.9% 등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셀프 퍼스널 검사가 가능하고 관련 제품을 추천하는 어플, 잼페이스의 퍼스널 컬러 관련 검색량도 2021년 8월부터 2022년 8월까지 322% 증가했다.”라는 내용을 알 수 있다.[1] 그만큼 현재 퍼스널-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모두에게 익숙한 ‘퍼스널 컬러’를 예로 들어서 자연스럽게 퍼스널에 과몰입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묘사해 보고자 한다.

 

 

1. 퍼스널 컬러: “컬러는 우리 스스로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채를 찾아내는 개인별 컬러 진단 시스템”

  언제부터 한국에서 퍼스널 컬러가 사용되기 시작됐을까? 네이버에서 ‘퍼스널 컬러 진단’이라는 키워드로 검색 시, 가장 오래된 기사는 2005년 12월 05일에 작성된 [전문가가 말하는 ‘면접 때 내게 맞는 색채 고르기와 코디법’]이다. 위 사례는 면접 때 첫 인상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준으로 나에게 더 잘 어울리는 색채와 코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렇게 퍼스널 컬러는 생각보다 한국에 오랜 기간 사용되었다. 하지만 대중들이 유행처럼 인지하게 된 시기는 불과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2010년쯤 패션 뷰티 관련 블로거들, 유튜버들이 1인 미디어로 등장하면서 전문가 용어였던 ‘퍼스널컬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2] SNS와 같은 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사람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나에게 맞는 색깔’에 대해 궁금해하고 시도해 보기 시작했다.

 

2. 나도 해봤어, 퍼스널 컬러 검사.

  나도 퍼스널 컬러 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다. 검사를 받을 당시인 2023년에는 퍼스널 컬러에 대한 유행이 약간은 시들했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듯이 인스타그램, 유튜브만 봐도 관련 콘텐츠가 다수 소비되고 있었다. 퍼스널 컬러 검사 당시에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맨얼굴에 하얀색 천으로 머리색을 가리고, 일명 드래프트라는 천을 얼굴 밑에 대어 변화하는 얼굴의 안색을 비교하며 나에게 잘 어울리는 색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쳤다. 함께 간 친구가 담당 선생님과 함께 A 색은 잘 어울리고 B 색은 별로야 라고, 말해주는데, 솔직히 내 눈엔 큰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단지 전문가인 선생님이 진단해 주신 거니까 내 눈보다 훨씬 믿음직하고 신뢰성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당시 ‘겨울 쿨 딥톤’을 진단받았다. 겨울 쿨 톤 중에서도 어두운 계열, 예를 들자면 검은색과 남색이 잘 어울리는 무게감 있는 분위기에 톤이라고 해 주셨다. 

  검사 후에는 나에게 어울리는 옷과 화장품을 선택하는데 수월함이 생겼다. 이미 일차적으로 범주가 좁혀졌기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 않고 디자인 위주로 구매했다. 내가 색상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을 디자인과 소재를 비교하는데 시간을 좀 더 할애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퍼스널 컬러를 통해 나에 대해 한층 더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만족감은 올라갔다. 추가로 요즘 또 SNS에 보이는 ‘퍼스널 헤어’에 도전해 봐야 하나 라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의문이 생겼다. 개인의 매력을 살리기 위한 퍼스널 컬러, 사실은 유행에 따라가는 건 아니냐고. 떠올려 보자. 퍼스널 컬러,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 적이 있진 않았는지. SNS에 관련 게시물이 올라올 때마다 나는 어떤 쪽에 속할까 하고 셀프 검사도 해본 사람도 분명히 있다. 나도 그랬다. 물론 퍼스널 컬러처럼 ‘퍼스널’의 취지는 좋다고 본다. 왜냐하면 내가 직접 판단할 때는 놓치고 인지하지 못한 부분을 전문가의 도움을 찾는다면, 효율적인 시간 사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3. 잠시만. 퍼스널 컬러가 전부일까?

  ‘퍼스널’에 대한 몰입이 오히려 스스로에게 제약을 준다고 생각한다. 화장품을 예시로 들어보자면, 퍼스널 컬러 검사 당시 사실 선생님이 추천해 준 립스틱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함께 간 친구와 선생님의 의견은 달랐다.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기분이 이상했다. 남들이 어울린다고 하니까 꼭 내가 이 색상이 어울려야 할 것 같고, 꼭 그 색이 어울리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후로 옷을 고를 때도 나도 모르게 입에 붙은 말이 생겼다. “겨울 쿨톤인 나에게 이 색상은 웜톤이라 안 어울려”라고 옷을 입어 보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말이 나왔다. 나에게 어울리는 개성을 찾기 위해 퍼스널 컬러 검사를 했음에도 오히려 나를 ‘그 퍼스널 컬러’에 가두고 남들과 같이 획일화를 시키려고 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색상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해 안전하게 가려는 선택을 고수하게 되었는지, 톤에 상관없이 다양한 색상을 도전하지 않고 이렇게 간단하게 나에게 어울리는, 개성을 정의 내릴 수 있는 건지에 대해 고민 하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내가 퍼스널 컬러에 대한 마케팅 전략에 넘어간 것은 아닌가? 라는 의구심도 갖게 되었다. 사실 블로그에 있는 퍼스널 컬러 후기를 봐도, 자신의 톤에 맞는 새로운 화장품을 다시 구매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나도 바로 드럭스토어인 ‘올리브영’에 가서 추천받은 화장품을 샀던 기억이 있다. 어떻게 알았는지 ‘쿨톤 추천’, ‘웜톤 추천’이라는 문구가 걸린 추천 화장품들도 내 눈을 사로잡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립스틱의 어떤 색상을 구매할지 고민이 될 땐, 화장품 위에 붙여진 ‘추천’ 색상을 망설임 없이 고르기도 한다. 당연히 내가 그 ‘추천’ 색상에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4. 생각보다 너는 너를 몰라.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을까? 하고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퍼스널- 자체를 온전히 신뢰하는 것보다는 참고하여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다. ‘퍼스널-‘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긍정적인 영향을 간과할 수는 없다. 의외로 취업 박람회에서도 취업 상담 및 지원서 제출의 기회뿐만 아니라 노무상담, 면접 메이크업, 퍼스널컬러 진단, 지문적성검사 등 취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고 한다.[3] 퍼스널 컬러를 이용해 면접에서 내가 어필하고자 하고 나에게 어울리는 이미지를 메이킹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고할 수 있다. 이렇게 퍼스널 컬러를 이용하여 나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망설임 없이 퍼스널-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의 개성을 해치지 않고 퍼스널 컬러를 참고할 수 있는 ‘적절한 선’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굳이 그 선을 찾는 데 필요한 것이 퍼스널-이 전부일까? 차라리 이번기회에 나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적 요인에 나를 맞추려고 하기보다는 나는 누구인지, 나의 모습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등 다양한 질문들을 나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나를 알아보자. 그러면 내면의 ‘나’에게 집중하게 되고 외부적인 요인은 나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참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1. 유미란 칼럼리스트, [소곤소곤 컬러이야기] 컬러를 활용한 이미지 변신! 퍼스널컬러 유행의 시작은?, 경인종합일보, 2021.04.12, https://www.jonghap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16670

2. 최영권 기자, NYT도 주목한 “美 퍼스널 컬러 진단 열풍”, 서울신문, 2024.04.18, https://www.seoul.co.kr/news/international/2024/04/08/20240408500076?wlog_tag3=naver

3. 박지연 기자, “색(色)은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공기 같아요”, 고대신문, 2023.05.22, https://www.kunews.ac.kr/news/articleView.html?idxno=40988


[1] 김효혜/정슬기 기자, 퍼스널컬러 찾는 MZ … 화장품 초개인화 시대, 매일경제, 2023.06.26, https://www.mk.co.kr/news/business/10769569

[2] 정가람 기자, '퍼스널 컬러' 찾아주는 컨설턴트, 그녀의 '예쁜' 이야기, 2018.03.08, https://www.sedaily.com/NewsView/1RWWGDQHRT

[3] 의왕시 취업박람회 성황리 개최..."500여명 면접 참여", 뉴스핌, 24.05.10,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40510000246